일본 여행하면 역시 온천이죠!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면 그만한 힐링이 없는데요. 그런데 혹시 온천과 법학이 만나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바로 도야마현 구로베시에 위치한 우나즈키 온천 이야기입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온천수로 유명하지만, 법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민법의 성지'로 불리기도 합니다. 왜 하필 온천이 법학의 성지가 되었을까요? 그리고 이 이야기가 최근 '온천 무스메'라는 프로젝트와 만나면서 더욱 흥미로운 화제를 낳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우나즈키 온천과 그곳을 둘러싼 재미있는 법 이야기, 그리고 귀여운 온천 캐릭터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온천, 아이돌이 되다! '온천 무스메' 프로젝트
먼저 '온천 무스메(温泉むすめ)'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까요? 이 프로젝트는 일본 전국의 온천지를 모티브로 한 귀여운 캐릭터들을 만들고, 이 캐릭터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성우들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입니다. 각 온천의 특징과 매력을 담아 탄생한 '온천 무스메'들은 노래와 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웃음과 치유를 선사하고, 동시에 해당 온천 지역의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죠. 단순히 캐릭터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 라이브 공연, 지역 이벤트 참여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해 온천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정말 많은 온천 지역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오늘 주목할 우나즈키 온천 역시 '우나즈키 아키라(宇奈月明嶺)'라는 이름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활발하고 축제를 좋아하는 성격으로 설정된 아키라 캐릭터는 다른 온천 무스메들과 마찬가지로 우나즈키 온천의 매력을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었죠. 그런데 2021년 12월, 이 아키라 캐릭터의 프로필에 아주 흥미로운 변화가 생깁니다. 바로 '서투른 것' 항목이 '권리의 남용'으로 변경된 것인데요. 언뜻 보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죠? 귀여운 캐릭터 설정에 '권리의 남용'이라니,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설정 변경 뒤에는 우나즈키 온천만이 가진 특별한 역사적 배경이 숨어 있습니다.
법학도의 성지, 우나즈키 온천과 '권리 남용' 판례
우나즈키 온천이 왜 '민법의 성지'라고 불리는지 이해하려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나즈키 온천 사건(宇奈月温泉事件)' 또는 '우나즈키 온천 목관 사건(宇奈月温泉木管事件)'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민사 소송을 알아야 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1917년, 우나즈키 온천은 약 7.5km 떨어진 구로나기 온천에서 온천수를 끌어오기 위해 막대한 비용(당시 30만 엔)을 들여 나무로 만든 관(목관)을 땅속에 묻는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대부분의 토지 이용권은 확보했지만, 공교롭게도 중간에 단 2평(약 6.6제곱미터) 정도의 땅에 대해서는 이용권을 얻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이 땅은 원래 B라는 사람의 소유였는데, 전체 112평 중 일부였고, 매우 가파른 경사지에 위치해 사실상 쓸모가 없는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X라는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B로부터 1평당 26전이라는 헐값에 이 땅을 사들입니다. 그리고는 당시 온천과 철도를 운영하던 구로베 철도(현재의 도야마 지방 철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자신의 땅을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으니 목관을 철거하든지, 아니면 주변 땅까지 포함해 총 3000평을 1평당 7엔(총 2만 엔 이상)이라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사라고 요구한 것이죠. 만약 목관이 철거되면 우나즈키 온천 전체가 마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1심과 2심에서는 X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X는 포기하지 않고 당시 최고 법원이었던 대심원에 상고했습니다. 그리고 1935년(쇼와 10년), 대심원은 역사적인 판결을 내립니다. 대심원은 X의 청구가 소유권 행사의 외형을 갖추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온천의 약점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이며, 이는 사회 통념상 소유권의 목적에 어긋나고 허용 범위를 벗어나는 '권리의 남용(権利の濫用)'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X의 청구를 최종적으로 기각했습니다.
이 판결은 일본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판결문에 '권리의 남용'이라는 문구를 명시적으로 사용한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온천 무스메' 프로젝트가 온천지를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더해주는 거예요. 우나즈키 온천처럼 법학적으로 유명한 곳이 캐릭터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도 다가가는 건 멋진 시도죠. 만약 여러분이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우나즈키 온천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법학 팬이 아니더라도, 온천의 매력과 함께 흥미로운 배경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 온천 무스메 프로젝트는 일본 온천지를 활성화하는 캐릭터 기반 프로젝트.
- 우나즈키 온천 사건은 '권리 남용' 판례로 법학의 상징.
- 캐릭터 설정 변경이 역사적 중요성을 반영, 프로젝트의 깊이를 더함.
- 최근 100주년 행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