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9일 화요일

쫀득함의 정석, 찹쌀계의 명품 '코가네모치' 이야기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면 따끈하고 쫀득한 떡 생각이 절로 나죠. 한국인에게 떡은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이자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음식이기도 한데요. 혹시 '코가네모치(こがねもち)'라고 들어보셨나요? 일본, 특히 니가타현을 대표하는 찹쌀 품종인데, 떡이나 찰밥을 만들었을 때 그 맛과 식감이 일품이라 '찹쌀의 왕'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 매력적인 찹쌀, 코가네모치와 이 쌀을 이용해 만든 떡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코가네모치는 그냥 찹쌀로 만드는게 아닙니다. 1943년, 니가타현 농업시험장에서 '농림 17호'와 '신농나와 3호'라는 두 품종을 교배해서 탄생시킨, 나름의 역사를 가진 찹쌀이죠. 오랜 연구 끝에 1956년에 '코가네모치'라는 이름을 얻고, 1958년에는 니가타현의 장려 품종으로 지정될 만큼 그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코가네(こがね)'는 황금색을 뜻하는데, 아마도 벼가 익었을 때 황금빛으로 물드는 들판의 모습이나, 이 찹쌀로 만든 떡의 먹음직스러운 색깔에서 유래한 이름이 아닐까 싶네요. 실제로 코가네모치로 만든 떡은 유난히 뽀얗고 윤기가 흐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코가네모치, 무엇이 특별할까?

그렇다면 코가네모치가 다른 찹쌀과 구별되는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그 '식감'에 있습니다. 코가네모치로 떡을 만들면 특유의 강한 찰기와 탄력이 살아있으면서도, 입안에서는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밥을 지어도 마찬가지예요. 찰기가 워낙 뛰어나 밥알 하나하나가 탱글탱글 살아있으면서도,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과 구수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밥이 식어도 딱딱하게 굳지 않고 쫀득함을 오래 유지하는 것도 코가네모치의 장점 중 하나죠.


이런 특징 덕분에 코가네모치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됩니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인 모찌(餅, 떡)는 물론이고, 오코와(おこわ, 찰밥), 센베이(煎餅, 전병) 등 다양한 찹쌀 요리의 주재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니가타현에서는 지역 특산물로 코가네모치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후와리메이진 키나코모치(ふんわり名人 きなこ餅)' 같은 과자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독특한 식감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네요. 찹쌀 본연의 맛과 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콩가루나 팥소 같은 고명을 살짝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디저트가 완성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급 찹쌀을 찾는 분들 사이에서 코가네모치가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직은 쉽게 구하기 어렵지만, 기회가 된다면 코가네모치로 만든 떡이나 찰밥을 한번 맛보시길 추천합니다. 일반 찹쌀과는 또 다른, 깊고 풍부한 찹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특히 갓 찧은 떡의 쫀득함과 구수함은 한번 맛보면 잊기 어려울 정도랍니다. 집에서 직접 떡이나 찰밥을 만들어 드시는 분이라면, 코가네모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맛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찹쌀의 왕, 코가네모치를 즐기는 법

코가네모치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역시 떡이나 찰밥으로 만들어 먹는 것입니다. 찹쌀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최소한의 재료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찹쌀을 깨끗하게 씻어 충분히 불린 다음, 찜기에 넣고 쪄내기만 해도 훌륭한 찰밥이 완성됩니다. 여기에 소금 간을 살짝 하거나, 밤이나 대추, 콩 등을 넣어 영양찰밥으로 즐겨도 좋겠죠.


떡으로 만들 때는 갓 쪄낸 찹쌀을 절구에 넣고 끈기 있게 찧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가네모치는 찰기가 워낙 강해서 기계보다는 손으로 직접 찧어야 그 특유의 탄력과 부드러움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해요. 이렇게 만든 떡은 아무것도 곁들이지 않고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콩가루나 팥소를 묻히거나, 김에 싸서 간장에 찍어 먹는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식으로 달콤 짭짤한 미타라시 소스를 곁들이거나, 따뜻한 팥죽에 넣어 젠자이(ぜんざい)로 먹는 것도 별미입니다.


만약 코가네모치 찹쌀을 구하기 어렵다면, 앞서 언급했던 '후와리메이진 키나코모치' 같은 가공된 과자를 통해 그 맛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생찹쌀로 만든 요리만큼은 아니겠지만, 코가네모치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풍미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요즘은 인터넷 쇼핑몰이나 일본 식료품 전문점에서 이런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시도해 보세요.


코가네모치는 단순한 찹쌀 품종을 넘어, 오랜 시간과 정성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독보적인 맛과 식감은 찹쌀 요리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주죠. 기회가 된다면 이 특별한 찹쌀, 코가네모치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 코가네모치는 니가타현에서 개발된 고급 찹쌀 품종입니다.
  • 강한 찰기와 탄력, 부드러운 식감, 은은한 단맛과 구수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 떡, 찰밥, 전병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식어도 쫀득함이 오래 유지됩니다.
  • '후와리메이진 키나코모치' 같은 가공 과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맛볼 수도 있습니다.
  • 찹쌀 본연의 맛을 즐기려면 최소한의 재료로 요리하는 것이 좋습니다.